[월간노동법률] 이금구 노무법인 C&B 대표공인노무사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중소-영세 소상공인의 경영상 어려움을 지원하고자 근로자 30명 미만 사업장에서 월 보수 190만원 미만 근로자의 1인당 월 13만원을 지원하는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일자리 사업과 지원기준이 동일한 두루누리 지원 사업장에 대해서는 신청인의 편의를 최대한 도모하고 간편하게 일자리 안정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특별 신청절차를 마련해 '지급희망서'만 제출하면 일자리 안정자금이 지원되도록 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 건강보험공단, 근로복지공단에서는 사업장에 공문이나 팩스 등을 통해 두루누리 지원 해당 사업장에 대해서는 '지급희망서'로 일자리 안정자금을 간편하게 신청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1. '지급희망서' 제출은 소급 적용이 안 되고 신청 월의 전 월부터만 지원이 된다.
사업장에서 '지급희망서'를 공단에 제출한 경우 일자리 안정자금의 소급 신청이 제한적이다. 예를 들면 1월 1일에 입사한 근로자의 일자리 안정자금을 신청하는 경우, 사업주가 8월에 '지급희망서'를 제출했다면 지원금은 전 월인 7월부터 지급이 된다. 일자리 안정자금 적용 대상이면 1월 1일부터 소급 적용이 원칙임에도 불구하고 '지급희망서'를 제출했다는 이유로 소급 적용이 안 된다는 것은 불합리할 수밖에 없다. 두루누리 사회보험은 당연 적용이 되더라도 신청을 하지 않으면 적용이 안 된다.
사업주는 이러한 내용을 알고 '지급희망서' 신청을 철회해달라고 근로복지공단에 요청을 하면 공단에서는 반려가 불가능하고 소급 적용이 안 된다고 말한다. 만약 사업주가 '지급희망서'를 제출하지 않고, '월평균보수정정신청서'를 제출하면 소급 적용이 된다.
즉, 사업주의 일자리 안정자금 신청 편의를 도모하고자 도입한 '지급희망서' 제출이 오히려 소급 적용이 불가능하도록 막고 있다. 그러나 '월평균보수정정신청서'를 제출하면 신청 월을 기준으로 1월 1일부터 전액을 소급해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2. 일자리 안정자금 신청 정정이 불가능하다.
사업장에서 '지급희망서'를 제출한 후 소급 처리가 불가능하다면 '지급희망서'를 반려 또는 취소하고 '월평균보수정정신청서'로 변경해 재접수를 할 수 있어야 하는데, 변경처리가 불가능하다. 공단에서는 반려 또는 취소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만약 반려 또는 취소가 불가능하다면 다음과 같은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다.
첫째, 두루누리 지원 사업장 중에서 임금 변동이 거의 없는 경우 문제가 없으나 시급제-일급제 등 매월 근로시간이 변동되는 사업장에 근무하는 근로자는 월 임금이 변동될 수 있다. 즉,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 금액도 변동될 수밖에 없다. 사업장에서 월 근로시간이나 임금 등의 계산 착오로 인해 신고된 금액과 지급된 금액과의 차액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수정 신고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수정 신고가 불가능하다면 사업장에서는 부정수급이 발생할 수 있으며, 부정수급에 해당하는 때에는 일자리 안정자금 수령 금액의 5배를 징수하게 된다.
둘째, 일자리안정자금 제도 개선으로 안정자금 요건을 갖추고 퇴사한 근로자에 대해서도 안정자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개선됐다. 그동안 근로자의 고용유지를 목적으로 하는 사업 취지를 감안해 신청 당시 퇴사한 근로자에 대해서는 지원을 제한해 왔으나, 근로자의 자발적 퇴사 등에 따른 사업주의 불이익을 방지하기 위해 안정자금 요건을 갖춘 근로자가 퇴사한 경우에도 해당 근무시간 동안 지원금을 소급해 지급한다. '지급희망서'를 제출했다는 이유로 재직 중인 근로자에게 소급해 지급을 하지 않는다면 고용을 유지하고 있는 사업주의 입장에서는 불합리한 제도일 수밖에 없다.
3. 월 보수 변경과 일자리 안정자금 적용 시점이 불합리하다.
일자리 안정자금은 1개월 이상 근무한 경우에 지급한다. 1개월이 경과한 후에 신청을 하면 공단에서는 그 다음 달에 지급하게 된다. 예를 들면 7월의 월 보수와 근무시간을 기준으로 신청을 하면 8월에 정정된 월 보수가 반영된다. 사업장에서 일자리 안정자금을 신청하게 되면 '근로복지공단 고용-산재보험 토탈서비스' 사이트에 신고돼 있는 자료를 기준으로 지급한다. 7월에 40시간을 근무한 경우 8월에 반영을 하고, 8월에 20시간을 근무한 경우에는 9월에 반영하게 된다.
8월에 적용되는 일자리 안정자금은 9만원이 지급돼야 하나, 실제 지급은 7월을 기준으로 13만원이 지급된다. 반대로 9월에는 13만원이 지급돼야 하나 실제 지급은 9만원이 지급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사업장에서 근로자에게 지급한 임금은 매월 국세청에 근로소득으로 신고를 하고 있다. 국세청에 신고된 임금과 일자리 안정자금을 지급하기 위한 임금과는 차액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특히 편의점, 음식점 등 단시간 근로자의 비중이 많은 사업장에서는 월 근로시간과 임금이 매월 변동될 수밖에 없다. 사업장에서 '지급희망서'를 제출한 경우 월 근로시간과 임금의 변동 신고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일자리 안정자금의 부정 수급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4. 결 론
일자리안정자금 신청과 수급의 편의를 위해 도입된 '지급희망서'의 취지가 좋은 것은 맞다. 그러나 실무자의 입장에서는 법 제도적인 취지와 실제 실행되는 것에 많은 차이를 느낀다. 이로 인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사업주를 지원하고자 하는 목적이 퇴색될 수밖에 없다. 근무시간이나 급여가 수시로 변경되는 사업장은 비록 '지급희망서'가 제출됐다고 하더라도 사업장에서 변경 사항이 발생하게 되면, 언제든지 반려-정정신고 등이 가능하도록 개선돼야 한다. 이러한 문제점으로 인해 많은 사업장에서 일자리 안정자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단순히 공단에서 운영하고 있는 전산에 한 번 입력되면, 수정이 불가능하다는 공단 담당자의 답변만으로는 이해할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