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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12-31 13:30:11
수정 : 2018-12-31 13:36:20

2019년 노사관계 및 노동정책 방향 전망

2018-12-31 13:30:11

2019년 노사관계 및 노동정책 방향 전망

[2019년 1월호 vol.332]

1. 들어가며

2019년 문재인 정부가 출범 3년차를 맞이했다. 2017년 5월 10일 문재인 정부는 저성장기조의 장기화, 사회적 양극화의 심화, 저출산-고령화의 급속한 진행 등 국가적 차원의 과제 해결 및 사회경제 전반에 대한 개혁요구를 안고 출범했다. 이를 위해 문재인 정부는 '사람 중심 경제'를 목표로 한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을 선언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정책으로 소득주도성장, 일자리중심경제, 공정경제, 혁신성장을 제시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대표브랜드라 할 수 있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따라 2년 동안 상당한 수준의 최저임금 인상이 이뤄졌다.

한편, '함께 잘사는 혁신적 포용국가'를 비전 및 전략으로 최근 발표한 2019년 경제정책 방향에서는 사람 중심 경제 패러다임의 정착이라는 기본 틀은 유지하지만, 소득주도성장에서 혁신성장으로 무게 중심축의 이동이 포착되고 있다.
본고에서는 2019년 노사관계 전망을 개관하면서, 2019년에 논의될 주요 노동정책 및 노사관계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2. 2019년 노사관계 전망 개관

2019년 노사관계는 우리 경제상황이 대내외적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경제정책 및 노동정책의 방향성을 둘러싸고 노사정의 견해 대립이 본격적으로 표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2019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지난해와 비슷한 2.6~2.7%로 예상하고 있지만, 미국-중국-일본 등 우리 경제와 밀접한 주요국의 성장세가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투자 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수출 증가세 둔화에 따른 성장 제약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노동시장 측면에서 정부는 생산가능인구의 감소 등 제약요인에도 불구하고 투자 및 일자리 확대 노력으로 지난해보다는 개선된 수치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취업자 증가폭은 대략 15만 명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이나 근로시간 단축으로 우리 노동시장이 겪고 있는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힘을 쏟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정부의 움직임에 대해 노동계는 상당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노동계는 정부의 변화 움직임을 문재인 정부가 표방하고 있는 노동존중사회라는 정책방향의 수정 내지 후퇴로 인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기침체, 일자리지표 악화 등을 이유로 한 노동정책의 수정은 이전 정부가 답습해왔던 '노동을 경제에 종속화'시키는 방식으로 회귀하는 것이라며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한편, 경영계는 문재인 정부에서 진행된 근로시간 단축이나 최저임금 인상 등이 기업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문재인 정부가 진행했던 정책 등에 대한 보완이나 제도개선 입법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형 사회적 대화기구의 복원'에도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노동존중의 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과제 중 하나로 사회적 대화기구의 구성 및 운영을 제시했고, 2018년 4월 제3차 노사정대표자회의에서 사회적 대화기구의 개편방안을 합의하고 2018년 6월 경제사회노동위원회법을 제정하고, 2018년 11월 22일 청년-여성-비정규직-소상공인-중소-중견기업 대표 등 다양한 주체가 참여하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출범했다. 정부는 노사관계법제도-관행개선, 디지털전환과 노동의 미래, 사회안전망 개선, 산업안전보건 등 의제별 위원회, 금융-해운-보건의료-공공 등 업종별위원회, 국민연금개혁의 특별위원회, 청년-여성-비정규직-소상공인 등에 대한 계층별위원회를 통해 다양한 사회적 대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노동계는 사회적 대화가 이전 노사정위원회와 마찬가지로 정부주도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과 노동-사회정책의 중요한 의제 대부분을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논의로 맡기는 것이 정책 미이행에 대한 책임회피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은 아닌지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민주노총이 사회적 대화에 참여할 것인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민주노총은 무리한 합의를 추구하기보다는 사회적 대화 취지에 맞는 '협의를 위한 협의 기구', 정부 주도보다는 노사가 중심이 된 사회적 대화를 사회적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이에 노사정위원회 탈퇴 이후 20여년 만에 사회적 대화 참여를 재추진했으나, 2018년 10월 17일 대의원대회가 유회된 이후 2019년 1월 28일 정기대의원대회에서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참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업종 단위에서 2018년은 산업별 교섭강화가 모색된 한해였다. 주요 산업별 교섭에서 이 문제가 쟁점으로 부각됐다. 금속산별교섭에서는 2018년 8월 14일 '산별임금체계 마련을 위한 금속산업노사공동위원회 구성'이 합의된 바 있고, 완성차업체가 불참을 결정하면서 금속산업노사공동위가 일부의 성과를 올리는데 그치기는 했지만, 2019년에도 산별교섭의 논의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46개 병원이 참가한 보건의료산별교섭에서는 2018년 9월 13일 ▲주52시간 상한제 대책 차원으로 시간외근로 단축, 장시간근로 개선, 적정인력 확충, 야간-교대근무 개선 ▲공공의료기관 파견용역직의 직접고용 정규직 전환 및 표준임금체계 가이드라인 적용 ▲'태움' 문제 해소 차원에서 신규 간호사 교육제도 개선, 폭언-폭행-성희롱-성폭력 근절, 감정노동과 직무스트레스 해결 ▲2018년 12월 31일까지 법적 사용자단체 구성 완료, 산별 노사공동기금 마련, 산별임금체계 모색을 위한 노사 공동 연구 추진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합의가 체결됐다. 노동계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업종별 위원회 설치를 제안하고, 업종별 위원회를 산별교섭 강화의 토대로 활용한다는 계획이어서 2019년에는 주요 산별에서 산별교섭에 대한 논의는 보다 진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3. 2019년 주요 노동정책과 노사관계

1) 근로시간제도

2019년 벽두부터 우리 노사관계는 근로시간 제도를 둘러싼 논의로 뜨거울 전망이다. 2018년 7월 1일부터 단계적으로 1주 52시간의 근로시간 단축이 시행되고 있다. 이에 대해 경영계는 근로시간 단축이 기업과 근로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유연적 근로시간제의 확대 및 5개로 축소된 근로시간 특례업종의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탄력적 근로시간제와 관련해서는 단위기간의 확대, 근로자대표와의 합의가 아닌 협의로 도입이 가능하도록 하는 도입 요건의 완화, 근무일별 근로시간에 대한 합의를 탄력적 근로시간제 기본계획의 협의로 완화할 것으로 건의하고 있다. 이에 대해 노동계는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확대는 과로사 기준을 초과하는 근로시간제를 용인하는 것이며,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근로자의 임금 감소를 가져오고 미조직 영세노동자를 희생양으로 삼는 것이어서 적극적으로 저지하겠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정부는 1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제도개선으로 사회적 논의를 거쳐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 확대 등을 추진하고, 탄력적 근로시간제 확대 전까지는 근로시간과 관련한 계도기간을 연장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현재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산하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회'에서 탄력적 근로시간제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2019년 1월말까지 노사정합의를 도출한다는 방침이지만 사회적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정부주도로 탄력적 근로시간제 확대가 처리된다면 노정관계가 급속히 냉각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2) 최저임금

경영계는 2018~2019년 최저임금이 급격하게 인상돼 중소-영세기업 및 소상공인의 인건비 부담이 가중되고 경영여건이 악화됐고,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상황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 최저임금 결정구조의 개편 및 업종별, 지역별, 연령별 최저임금 차등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노동계는 최저임금 1만원 달성, 최저임금 준수율 제고, 최저임금 적용제외 및 감액 적용대상의 대폭적인 축소 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최저임금 결정구조 및 결정기준 등에 대한 법 개정을 조속히 마무리해, 2020년 최저임금이 개편된 결정구조 하에서 '시장수용성, 지불능력, 경제영향' 등을 고려해 결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이어서 2020년 최저임금 인상을 둘러싼 노사정의 대립구도가 이어질 전망이다.

3) ILO 핵심협약 비준 및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개정

노동계는 결사의 자유, 단결권보장 및 단체교섭권 관련 ILO 제87호 및 제98호 핵심협약의 즉각적인 비준을 주장한다. 또한 해고자 및 실업자의 노조가입 허용,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노동3권 보장, 노조전임자 급여 등 노동조합법 개정도 주장한다. 이에 대해 경영계는 파업 시 대체근로 허용, 부당노동행위 폐지, 파업 시 사업장 점거 금지, 단체협약 유효기간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2018년 11월 20일 발표된 공익위원안을 토대로 경제사회노동위원회를 통해 노사정 논의를 지속해 포괄적인 합의를 도출한다는 방침이지만, 세부 쟁점 간 노사 견해차가 상당하기 때문에 합의에는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4) 비정규직 정규직화

노동계는 공공부분의 비정규직 정규직화가 자회사형태로 진행되고 있고, '표준임금모델' 적용으로 정규직전환자에 대한 저임금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면서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을 추진할 것을 주장한다. 또한 민간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위해 상시지속업무 및 생명-안전업무에 대한 비정규직 사용금지 입법, 원청에 대한 하청근로자의 단체교섭권 보장 등을 추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비정규직 보호와 관련해 정부의 구체적인 입법방향이 발표되지 않는 상황이어서 경영계가 이견이나 우려를 표명하고 있지는 않지만, 논의가 이뤄진다면 구체적인 내용과 관련해 노사정 견해가 극명하게 대립될 우려가 있다.

5) 공정경제 및 사회안전망 강화

위에서 살펴본 이슈 외에도, 노동계는 원하청 공정거래 강화, 이익공유제 등 공정경제의 실현, 국민연금개혁, 산재보험 및 고용보험 확대 등 사회안전망 강화 등을 요구하는 반면, 경영계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 폐지나 협력이익공유제 도입, 특수형태근로종사자 고용보험 의무적용 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이에 따라 각 정책의 논의단계에서 노사의 견해대립이 예상된다.

4. 나오며

노동정책은 노동시장, 경제, 사회, 문화 등의 다양한 요소들, 특히 사회적 대화를 비롯한 노사관계의 영향을 받게 된다. 사회적 대화의 전통이 깊지 않고 노동정책의 각 이슈마다 노사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되는 상황에서 2019년에 우리는 어떠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쉽사리 예측하기 어렵다. 끝없이 이어진 평행선을 달리는 기차는 멈출 수 없다.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은 누구나 안다. 그럼에도 2019년이 한국형 사회적 대화기구 복원의 원년이 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