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노동법률] 김기덕 법률사무소 새날 대표변호사
1. 사실관계
피고 한전케이피에스 주식회사(이하 '피고' 또는 '피고 회사')의 근로자인 원고들은 이 사건 피고 회사의 해외수당 등 제수당, 성과연봉 중에서 경영평가성과급 중 최소지급률 부분과 내부평가급(200%)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며 추가 법정수당을 청구했다. 이에 대해 원심은 각 수당부분을 제외한 경영평가성과급 중 최소지급률 부분과 내부평가급은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했다.
원심이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피고 회사 내부평가급에 관해서 인정한 사실 부분은 아래 표와 같다.
| 피고는 매년 12월경 이사회를 개최하고 차년도 예산안에 대한 의결을 하면서 차년도에 지급될 내부평가급지급률을 결정해 온 사실, 피고 이사회는 '공기업ㆍ준정부기관 예산편성지침'에 따라 내부평가급지급률을 200%로 결정해 온 사실이 인정되나, 한편,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해 온 성과연봉은 ① 2011년까지 '전년도 연봉월액×(경영평가성과급지급률－차등재원＋차등지급률)'의 산식으로, ② 2012년도 이후부터는 '전년도 연봉월액×(내부평가급지급률＋경영평가성과급지급률－차등재원＋차등지급률)'의 산식으로 계산되고 3, 6, 9, 12월 4회에 걸쳐서 분할 지급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내부평가급지급률과 경영평가성과급지급률에서 공제되는 차등재원은 일반직ㆍ별정직 직원을 기준으로 2011년 70%, 2012년 내지 2014년 각 80%로 결정된 사실, 차등재원의 결정은 피고가 '내부 경영실적평가 편람'을 작성하면서 확정되는 사실, 위와 같이 결정된 차등재원은 정부의 성과급 차등 폭 확대 지침과 관련해 대내외 여건이 급격히 변화해 차등재원을 조정할 필요가 있는 경우는 피고 사장의 결정으로 차후 조정이 가능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
이에 대해 원고들은 내부평가급(200%) 부분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며 상고하고, 피고는 제수당 중 해외수당이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상고했다. 대상판결에서 대법원은 원피고 상고를 모두 기각했는데, 피고 회사에서 이 내부평가급에 관해서 대상판결이 인정한 사정(사실)은 아래 표와 같다.
(1) 이 사건 소송 과정에서 원고들은 내부평가급이 포함된 성과연봉 전액이 당해 연도에 대한 근로의 대가로서 당해 연도의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주장했고, 피고는 성과연봉은 전년도 근로의 대가에 해당한다고 다투었다.
(2) 피고의 직원연봉규정 시행세칙에는 성과연봉은 지급기준일에 재직하고 있었던 자에 한해 지급된다고 정해져 있고, 지급기준일은 전년도의 특정일로 정해져 있다.
(3) 성과연봉이 지급되기 전에 퇴사한 사람도 전년도 근무일수에 비례해 성과연봉을 지급받게 돼 있다. 반면 당해 연도 신규입사자는 전년도 근무일수가 없기 때문에 당해 연도에 지급되는 성과연봉을 전혀 받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4) 성과연봉은 전년도 12. 15. 기본연봉에 따른 연봉월액을 기준으로 지급하되, 3월․9월에 각각 50%의 성과연봉을 지급하고, 6월․12월 성과연봉 지급시 결근 등 근태사항을 반영해 정산하도록 돼 있다. 이때 근태를 계산하는 기간은 3월․6월 성과연봉분은 전전년도 12. 16.부터 전년도 6. 15.까지이고, 9월․12월 성과연봉분은 전년도 6. 16.부터 전년도 12. 15.까지이다.
(5) 피고의 직원연봉규정은 "제13조(성과연봉 지급) ① 경영평가성과급의 연간지급률은 회사 경영실적평가 결과에 따르며, 전년도 내부경영실적 평가 결과에 따라 차등 지급한다. ② 경영평가성과급과 내부평가급 지급에 관한 세부사항은 따로 정한다."라고 정하고 있고, 직원연봉규정시행세칙은 "제27조(성과연봉 차등지급) 성과연봉은 경영평가 결과에 따라 사업장 및 개인별로 차등지급할 수 있다."라고 정하고 있다.
(6)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해 온 성과연봉은 ① 2011년까지 '전년도 연봉월액×(경영평가성과급지급률－차등재원＋차등지급률)'의 산식으로, ② 2012년도 이후부터는 '전년도 연봉월액×(내부평가급지급률＋경영평가성과급지급률－차등재원＋차등지급률)'의 산식으로 계산되고, 이와 같이 계산된 성과연봉은 3, 6, 9, 12월 4회에 걸쳐서 분할 지급된다.
(7) 직원연봉규정 등에 근로자가 최하 등급을 받더라도 일정액의 성과연봉을 최소한도로 보장해 지급한다는 취지의 내용이 규정돼 있지 않다. |
2. 주장과 쟁점
원심은 "내부평가급지급률과 경영평가성과급지급률에서 공제되는 차등재원은 일반직ㆍ별정직 직원을 기준으로 2011년 70%, 2012년 내지 2014년 각 80%로 결정"되고, "차등재원의 결정은 피고가 '내부 경영실적평가 편람'을 작성하면서 확정되"며, "위와 같이 결정된 차등재원은 정부의 성과급 차등 폭 확대 지침과 관련해 대내외 여건이 급격히 변화해 차등재원을 조정할 필요가 있는 경우는 피고 사장의 결정으로 차후 조정이 가능"한 것이라서 "내부평가급은 임의의 날에 근로를 제공하는 시점에서는 이러한 추가적인 조건의 성취여부를 확정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최소한도의 지급도 확정됐다고 보기 어려워 통상임금에 요구되는 고정성을 갖춘 것이라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에 불복해서 상고한 원고들의 상고이유는 한 마디로 피고 회사에서 내부평가급은 통상임금에 요구되는 고정성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고, 이에 대해 피고는 원심이 판시한 바와 같이 고정성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었다. 원심이 내부평가급에 있어서 차등재원 기준을 피고 사장이 결정하는 것이라서 고정성이 결여돼 있다고 본 것인데, 이에 원고들은 피고 회사 내부평가급의 차등재원 기준을 지급할 때마다 사장이 정해 지급하는 것이 아니고 그것은 원고들을 포함한 근로자에게 하나의 준칙으로 적용돼온 것이라서 그것은 취업규칙에 해당한다고 상고이유에서 주장했다.
이에 대해 피고는 상고이유에 대한 답변에서 원심이 판시한 바와 같이 피고 회사에서 내부평가급의 차등재원 기준은 피고(사장)가 결정해 지급하는 것이고 취업규칙인 준칙의 형태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위 원심의 인정 사실을 보면, 피고 회사에서 내부평가급의 차등재원 기준은 2011년 70%, 2012년 내지 2014년 각 80%로 변경됐는데, 이에 대해 피고는 피고 사장이 대내외 여건 변화에 따라 조정, 결정한 것이라는 것이고 원고는 그 기준이 변경되기 전까지는 그 기준에 따른 내부평가급이 지급돼야 하는 취업규칙이라고 했다.
이상은 내부평가급의 지급기준이 취업규칙인 것이고 이를 피고(사장)이 일방적으로 불이익변경할 수 없다는 원고 상고이유의 주장에 관한 것인데, 이에 더해 원고는 차등재원을 공제한 최소한도의 내부평가급의 경우는 고정성이 인정돼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상고이유로 주장했다.
3. 대상판결의 판단
대상판결은, 위 1.과 같은 사실 인정을 통해, "(1) 원고들이 지급받은 내부평가급을 포함한 성과연봉은 전년도에 대한 임금을 그 지급 시기만 당해 연도로 정한 것임을 알 수 있다. (2) 성과연봉 중 내부평가급이 경영평가성과급과 명확하게 구분된다고 볼 수 없고, 내부평가급도 차등지급의 대상이 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리고 원고들이 전년도 임의의 날에 연장ㆍ야간ㆍ휴일 근로를 제공하는 시점에 전년도에 대한 성과연봉 중 일정액이 최소한도로 보장돼 있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3) 결국 내부평가급을 포함한 성과연봉은 전년도에 대한 임금으로서 고정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는 "전년도 근무실적을 평가해 이를 토대로 지급 여부나 지급액이 정해지는 임금이 당해 연도에 지급된다고 하더라도, 전년도에 대한 임금을 그 지급 시기만 당해 연도로 정한 것에 불과하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전년도에 대한 임금으로서의 고정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한 대법원판례(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의 법리에 따라 판시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4. 평가
대상판결의 사건은 원심에서 내부평가급을 지급 당해 연도의 임금으로 보고 통상임금에 포함해 당해 연도의 연장, 야간, 휴일 근로수당 등의 추가 법정수당을 산정해 청구했었다. 새로이 상고심사건을 수임했던 필자는 이러한 원심 청구를 전제로 원심판결의 부당성을 위와 같이 상고이유로 주장해야 했다.
경영평가성과급 등 성과연봉에 관한 통상임금소송사건을 진행하다 보면, 단순히 당해 연도 임금의 산정 기준으로서 전년도 근무실적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피고 회사와 같이 전년도의 근로 제공에 대해 지급하는 임금인 경우가 종종 있다. 그렇기에 그 성과연봉이 전년도의 근로 대가인 임금인지, 아니면 당해 연도의 근로 대가인 임금인지 신중히 파악해서 청구금액을 산정해 청구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해 대상사건에서 대법원은 "원심판결의 이유 설시 중 내부성과급이 어느 년도의 임금인지를 분명히 하지 않은 점에서 일부 미흡한 부분이 있"다고 판시했다.
문제는 전년도의 근로 대가로 보게 되면, 그 전년도의 근로 제공을 구체적으로 평가해서 산정, 지급하게 되는 것은 그 익년도인 당해 연도이므로 전년도에 연장, 야간, 휴일 근로 시에 있어서는 아직 그 금액이 확정돼 있지 않다는 것이 된다. 즉 고정성이 인정되지 않아 통상임금에 해당할 수 없다는 것이 된다. 바로 이것이 대상판결이 내부평가급을 통상임금성을 부정한 이유라고 할 수 있다(이에 대해 원심이 "차등재원은 정부의 성과급 차등 폭 확대 지침과 관련해 대내외 여건이 급격히 변화해 차등재원을 조정할 필요가 있는 경우는 피고 사장의 결정으로 차후 조정이 가능"한 것이라서 내부평가급의 통상임금 해당성을 부정했던 것은 지급 당해 연도의 임금으로 보고 피고 사장의 결정에 따라 조정, 지급되는 것이라서 고정성을 갖추지 못했다고 본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이것이 대상판결에서 위 원고들의 상고이유 주장의 타당성에 관해 구체적으로 판시하고 있지 않은 까닭이라고 보인다. 그럼에도 원고들이 내부평가급의 최저지급분은 고정성이 인정돼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상고이유로 주장했으니, 마땅히 판단해야 했고, 그랬다면 판결의 결론은 달라져야 했다.
대상판결의 판시와 같이 "전년도에 대한 임금을 그 지급 시기만 당해 연도로 정한 것에 불과하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전년도에 대한 임금으로서의 고정성을 인정할 수 없"는 것이지만, "이 경우에도 근무실적에 관해 최하 등급을 받더라도 일정액을 최소한도로 보장해 지급하기로 한 경우에는 그 한도 내에서 전년도에 대한 고정적인 임금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