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사당 (사진=뉴시스)

[월간노동법률] 한인상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1. 들어가며

디지털기술의 발달과 플랫폼의 확산은 산업구조, 노동시장, 고용형태, 노동조건 등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최근 플랫폼을 통한 노동거래의 확산에 대한 규율과 플랫폼 종사자 보호의 필요성이 부각되면서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관련 대책을 밝히고 관련 입법 추진 사항을 발표했다. 대책을 지원하기 위한 입법 추진 사항으로는 '온라인 플랫폼 종사자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의 제정과 고용정책기본법, 직업안정법, 근로복지기본법의 개정 등이 포함돼 있다.

플랫폼 공정화와 관련해서는 복수의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이하 플랫폼 공정화 법률안)이 제안됐던 반면, '플랫폼 종사자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이하 플랫폼 종사자 법률안)은 3월에서야 비로소 발의됐다. 향후 본격적인 입법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바, 이하에서는 현재 플랫폼 종사자 지원 대책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입법안들의 주요 내용과 입법과정에서 다뤄질 주요 쟁점을 중심으로 간략하게 살펴보고자 한다.


2. 플랫폼 종사자 보호 입법 현황

최근 연구 자료나 문헌에서는 플랫폼 노동자, 플랫폼 종사자, 플랫폼노동 종사자, 플랫폼경제 종사자 등의 용어들이 사용되고 있으나, 최근 보호 입법안에서는 '플랫폼 종사자'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플랫폼 종사자와 연관돼 있는 플랫폼 용어로는 '온라인 플랫폼', '온라인 플랫폼 사업', '온라인 플랫폼 이용 사업자', '온라인 플랫폼 운영자' 등이 사용되고 있다.
'플랫폼 종사자 보호 법률안'에서는 '플랫폼 종사자'를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관계없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중개 또는 알선 받은 일을 수행하기 위하여 다른 사람을 사용하지 않고 주로 자신의 노무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보수 등을 얻는 사람"을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결국 플랫폼 종사자는 '플랫폼을 매개'로 해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이라 할 수 있으며, 이러한 대표적인 직업군은 생활물류서비스 종사자(택배기사, 퀵서비스기사, 배달종사자 등)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노무제공자의 개념을 신설해 적용범위를 확대하고 있는 고용보험법 등의 개정, 생활물류서비스 종사자 보호조항을 담고 있는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의 제정,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역시 플랫폼 종사자 보호 입법의 일환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플랫폼 종사자 보호 입법들은 현장에서 원활하게 연착륙할 수 있도록 하위법령 정비 등 후속조치와 매뉴얼 제작-배포, 행정지도 등 정책적 보완이 필요하다.


3. 플랫폼 종사자 법률안의 주요 내용

플랫폼 종사자 법률안은 플랫폼 종사자의 기본적인 권익을 보호하고 공정한 계약관계를 확립해 이들의 사회적 경제적 지위 향상을 도모하고, 온라인 플랫폼 산업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이 법률안은 본칙 5개 장(총칙, 온라인 플랫폼 이용계약 및 플랫폼 운영자의 책임, 플랫폼 종사자의 보호, 정부의 책무, 보칙), 36개 조문과 부칙으로 구성돼 있다.

이 법률안은 제안이유에서 '광의의 플랫폼 종사자', '협의의 종사자' 등의 확산되고 있는 실정과 플랫폼 종사자 보호의 시급성을 제시했다. 또한 노동관계법상 근로자인 플랫폼 종사자에 대해서는 노동관계법을 우선적으로 적용해 보호하고, 플랫폼 종사자의 기본적인 권익 보호 및 공정한 계약관계의 확립을 위한 사항을 규율하고자 하는 의도를 밝히고 있다.

법률안은 '온라인 플랫폼'을 "일하는 사람의 노무제공을 중개 또는 알선하기 위한 전자적 정보처리시스템"으로, '플랫폼 종사자'를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관계없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중개 또는 알선 받은 일을 수행하기 위하여 다른 사람을 사용하지 않고 주로 자신의 노무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보수 등을 얻는 사람"으로 개념 정의하고 있다. 또한 '플랫폼 운영자'는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하여 플랫폼 종사자의 노무 제공을 중개 또는 알선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자"로, '플랫폼 이용 사업자'는 "플랫폼 종사자로부터 노무를 제공받아 사업을 영위하는 자"로 정의하고 있다.

이 법률안은 다른 법률과의 관계에서, 플랫폼 종사자의 종사상 지위에 따라 관련 법률을 우선 적용하되, 이 법률을 적용하는 것의 적용이 종사자에게 유리한 경우 이 법이 적용된다고 규정해 유리의 원칙을 규정하고 있다. 예컨대, 플랫폼 종사자의 종사상 지위가 근로자면 노동관계법을, 사업자면 공정거래관계법령을 우선 적용한다는 것인데, 이 법률안을 추진하는 측은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노동관계법과의 관계에서 일반법과 특별법 관계가 아니며, 플랫폼 종사자 보호를 위한 기본적인 사항을 규율하는 기본법이라는 주장이 있다. 한편 플랫폼 종사자가 후술하는 공정화 법률안의 이용사업자인 경우 플랫폼 공정화 법률이 우선 적용되나, 이 법을 적용하는 것이 그에게 유리한 경우 이 법을 적용하는 것으로 해석할 여지도 있다. 예컨대, 플랫폼 종사자의 종사상 지위를 판단함에 있어 공정거래법령상 사업자이나, 이 법을 적용하는 것이 그에게 유리한 경우 사업자에게, '차별적 처우 금지, 불이익한 조치 등의 금지, 사회보험의 적용, 괴롭힘 등의 금지 등에 의한 보호의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플랫폼 종사자 보호 법률안'의 추진이, 제3의 영역, 이른바 회색지대를 만드는 입법 방향이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노동계는 플랫폼 종사자 보호법의 추진을 비판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정부의 입법 추진 방식은 현재 산재보험법상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규정 방식과 유사한데, 정부가 대책에서 밝힌 '협의의 플랫폼 종사자'는 이 노동법상 근로자로서 플랫폼의 알고리즘에 의한 통제로 종속성이 높아 노동관계법령이 당연히 적용돼야 한다고 비판한다. 동 법률의 제정은 노동관계법상 근로자로 인정돼야 할 대다수 플랫폼노동자들이 최소한의 보호를 규정한 동 법률의 적용을 받게 될 수 있는바, 오분류 위험성의 커진다고 비판하고 있다.

플랫폼 종사자 보호의 개별법을 추진하는 입장은, 동 법률안이 플랫폼 종사자 보호 방향성을 제시하고 최소한의 규율로서 보호 입법을 추진하는 것이므로 동 법률의 제정이 플랫폼 종사자의 근로자성 판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거나, 노동관계법에 의한 보호 대상인 근로자가 동 법률이 적용될 가능성은 낮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플랫폼 종사자 관련 노동조합 및 단체들이 관련 법률안 입법 추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여전하다. 제21대 국회 입법과정에서 다양한 쟁점이 부각될 것으로 예상되며, 각 쟁점별 논의와 검토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 과정에서 플랫폼 종사자 보호를 위한 제정법으로서의 법체계상 지위 및 성격, 타법과의 관계, 동 법률안 내 각 조항 간의 체계적 정합성 등에 대한 검토가 함께 이뤄질 필요가 있다.


4. 플랫폼 공정화 법률안의 주요 내용

현재 정부가 발표한 대책의 일환으로 정부가 제출한 플랫폼 공정화 법률안이 정무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동 법률안들은 기본적으로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하는 중소 입점업체 보호를 강화하고 온라인 플랫폼시장의 거래 질서를 확립함으로써 플랫폼 생태계가 균형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데 그 취지가 있다.

정부제출 법률안은 6개 장(총칙, 온라인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 분쟁의 조정, 공정거래위원회의 사건처리 및 조치, 보칙과 벌칙), 38개 조문과 부칙으로 구성돼 있는데, 전반의 내용 및 체계는 대규모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과 상당히 유사하다. 동 법률안은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계약서 교부의무, 플랫폼 중개사업자의 불공정거래행위 기준, 사업자 간 분쟁해결제도, 위반행위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처리, 플랫폼 중개사업자의 손해배상책임 등에 관한 사항을 정함으로써 공정한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 질서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자 하는 취지이다.

법률안에서는 '온라인 플랫폼'을 "재화 또는 용역의 거래와 관련된 둘 이상 이용자 간의 상호작용을 위하여 정보통신장비를 이용하여 설정된 전자적 시스템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을 말한다고 정의하고,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를 "온라인 플랫폼 중개사업자가 온라인 플랫폼 이용사업자로부터 이용대가를 받고 온라인 플랫폼 중개서비스를 제공하는 거래"로 정의했다. 또한 플랫폼이용 사업자와 플랫폼 중개거래계약을 체결한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자를 플랫폼 중개사업자로 정의했다.

이러한 개념 정의 하에서는 플랫폼 종사자가 플랫폼 중개거래사업자와 중개거래계약을 체결한 경우 동 법률이 플랫폼 종사자에게도 적용될 여지가 있어 보인다. 특히, 본인이 사업자(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상 사업자)로 스스로 용역 또는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가사서비스제공자 등의 경우가 더욱 그렇다. 최근 가사-돌봄서비스업은 플랫폼노동이 가장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업종인데, 이들 플랫폼 종사자의 종사상 지위와 관련해서는 여전히 다툼의 여지가 있다. 플랫폼을 이용해 가사서비스제공자가 소비자에게 가사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때 플랫폼 사업자가 이들의 보수, 노동시간, 근무일, 평가 및 성과반영 등 노동 통제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 이때 해당 거래는 공정화 법률에 의해 규율되는 영역으로 법적 지위 판단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플랫폼 종사자 보호 입법들은 각각의 입법이 다르다. 예컨대, 플랫폼 공정화 법률안은 공정한 플랫폼의 중개거래를 규율 목적으로 하고, 플랫폼 종사자 법률안은 플랫폼 종사자의 기본적 권익 보호를 목적으로 한다. 각 법률안들은 각각의 입법 목적, 규율 대상 및 체계 등을 고려해 용어의 정의 조항을 두고 있는바, 이는 법률에서 사용되는 용어의 정확한 의미를 전달하고자 하는데 있다. 다만 각 법률안은 '온라인 플랫폼'이라는 동일한 용어를 사용하고 있으므로 법률 해석 및 적용상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입법과정에서 법령상 유사한 관련 용어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5. 나오며 

정부는 기본적으로 발표한 플랫폼 종사자 보호 대책의 목적이 '사람 중심의 플랫폼 경제를 위함'에 있다고 밝히고 있다. 제21대 국회에서는 주요한 제정 법률안에 대한 입법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플랫폼 종사자 법률안과 더불어 노무중개-제공플랫폼 운영 사업주 관련 규정을 담고 있는 '직업안정법 전부개정법률안' 역시 발의됐는데, 입법 과정에서 함께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플랫폼 종사자 보호 법률안들에 대한 심사과정에서는 제정법의 필요성 및 접근 방식, 플랫폼 종사자의 종사상 지위, 플랫폼 운영자의 책임 등이 주요하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플랫폼 규율 및 플랫폼 종사자 보호와 관련해 보호 영역별, 직역별 입법 조치들이 일부 이뤄졌고, 현재 그 후속조치들이 진행되고 있는바 시행을 위한 준비에 만전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