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22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2024년 노동환경 실태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뉴시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실태조사 결과 '저임금'이 노동자 불만 1위를 차지했다. 포괄임금제 남용과 연차수당 미지급 문제 역시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민주노총은 윤석열 정부의 노동 약자 지원 정책이 전면 수정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22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2024년 노동환경 실태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주노총은 지난 8월과 9월 19세 이상 노동자 8209명을 대상으로 노동환경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응답자 중 정규직은 67.1%, 비정규직은 23.3%였다. 조합 가입 여부를 기준으로는 노조 가입자가 17.4%, 미조직 노동자가 82.6%였다.
 
노동자들이 직장에 대한 불만 1위로 꼽은 것은 '저임금(25.9%)'이었다. 최근 3개월 기준 월 임금액 평균은 292만6000원이었다. 월 임금액은 고용 형태와 사업장 규모별로 차이가 컸다. 정규직이 322만4000원으로 266만5000원인 비정규직 보다 높았다.
 
상시 5인 미만 사업장은 223만2000원이었지만 200인 이상 사업장은 374만5000원으로 월 150만 원가량 차이가 났다.
 
정부에 바라는 노동정책도 정규직은 저임금 해소(33.1%)를 1순위로 꼽은 반면, 비정규직은 고용안정(42.1%)을 1위로, 저임금 해소(33.1%)를 2위로 꼽았다.
 
현장에서는 각종 수당 미지급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연차휴가의 30% 이하만 사용한 노동자는 35.2%였고 이 중 62.3%는 미사용 연차휴가수당도 받지 못했다.
 
포괄임금제 남용 문제도 드러났다. 포괄임금제는 노동자의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경우 임금에 법정수당을 포함해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 포괄임금제는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인정된다.
 
그러나 포괄임금제의 적용을 받는다고 응답한 노동자 44.2% 중 출퇴근 기록이 가능하다고 응답한 노동자는 51.3%였다.
 
임금과 수당 외 노동법 위반 문제도 드러났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상시 20인 이상 사업장은 휴게시설 설치가 의무이지만 20인 이상 사업장 중 59.7%만 휴게시설을 설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불법 파견과 위장 도급과 관련해서는 파견 노동자 83.6%가 정규직과의 차별 대우를 경험했고 사내하청 중 30% 이상에서 원청이 직접 업무를 지휘하고 인사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실태조사에서는 미조직 노동자들의 60% 이상이 노조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과 가입 의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자가 부당한 대우를 받을 때 노조가 노동자를 보호한다고 생각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미조직 노동자 61.5%가 '그렇다'고 답했다. 또한 미조직 노동자 65.1%가 '노조 가입 의사가 있다'고 응답했다.
 
이태환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노동자들의 저임금 문제가 심각하고 각종 노동법 위반도 여전히 일어나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 약자 지원 정책은 전면 재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조직 노동자의 응답 결과는 윤 정부가 추진 중인 노동 약자 지원 정책의 방향이 얼마나 잘못됐는지 보여주는 결과"라며 "노조가 노동조건 개선을 견인하고 있어 노동자들의 노조할 권리를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재헌 기자 jh59@elabor.co.kr